신해철의 작고 소식 직후
SNS에 흔하게 올라오는 반응들에
합류하고 싶지 않았다.
스스로 신해철의 엄청난 팬도 아니었을 뿐더러,
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불안한 십대 후반과 이십대 초반에
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던 사람이기 때문에,
어떻게 이 감정을 표현해야할지 잘 몰랐다.
망설임과 귀찮음 사이에서 그의 죽음이 잊혀져가려 할 즈음
그의 유작이 되어버린 속사정 쌀롱을 보게 되었고,
변변치 못한 내 작문실력 대신
내 감정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표현해준 문장을 접할 수 있었다.
생전에 신해철 같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.
그럴 수 있다면 나는 큰 복이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.
잘가요 마왕.